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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준생 커플의 로망~
대학교 3학년 때 나는 학교에서 40여분 거리 이탈리안 레스토랑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었다.
일주일에 이틀은 항상 시간에 쫓겨 전공과목이 끝나기가 무섭게 뛰쳐나갔어야 겨우 아르바이트 출근 시간에 맞게 도착할 수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같은 과목 수업을 듣는 복학생 오빠가 본인 오토바이로 데려다 주겠으니 한번 타보겠느냐고 권했다.
그날따라 늑장부리신 전공과목 교수님 덕에 시간이 촉박했다.
잠시 고민하다가 나중에 음료수 쏘겠다며 빠른 배송(?)을 부탁했더니 이게 왠 일~! 어안이 벙벙해서 어떻게 왔는지 조차 기억도 안 나는데 벌써 매장 앞에 도착해 있었다.
헬멧을 빌려 썼음에도 맞바람이 정신 없이 들이쳤던 것 같다.
그리곤 정말 순식간이었다.
언덕길을 뛰고 달리고 했던 내 두 다리로는 어림도 없을 만큼 쉽고 가볍게 목적지에 닿아 있었다.
어안이 벙벙해 선배에게 고맙단 인사를 하는 둥 마는 둥 매장으로 들어갔더니 사장님이 수업이 일찍 끝났냐며 반기신다.
항상 간신히 세이프 하던 시간보다 10분이나 일찍 도착했다.
“대~~~박~!”
일 끝나기가 무섭게 선배에게 전화를 걸었다.
연신 고맙다고 인사하며 다음날 점심을 샀고, 이후로 선배는 종종 나를 강의실에서 매장 앞까지 날라다 주는 퀵(?)을 자처했다.
남자친구냐는 직원들 놀림에 손사래를 쳤지만, 결국 우린 정식 커플이 되었고, 사귀고 난 뒤에야 남친의 애마가 S&T모터스 코멧250이란 걸 알았다.
최근 남친은 새로운 목표에 빠져있다.
같은 회사에서 출시한 엑시브로 바꾸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이제 취준생의 신분으로 그만 접어야 하지 않겠느냐는 내 충고는 한 귀로 듣고 흘리는 중 이다.
한숨은 나오지만 적극 만류할 수는 없다.
나도 이 녀석의 혜택 수혜자 아닌가? 얼마나 편리하고 재미있는지 알았으니 펜심을 아예 져버릴 수도 없어 고민 중이다.
“자기야~ 타지 말라고 안 할 테니까 우리 취직 먼저 하고 지르면 안될까?”
내년 봄엔 둘 다 버젓한 직장 다니며 주말 투어를 다니는 라이딩 커플을 꿈꿔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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