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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의 새 길
저는 학교에서 흔히들 말하는 문제아였습니다.
대학은 진학을 포기했고, 기술을 배우는건 어떻겠냐는 선생님의 조언도 그때는 귀에 안 들어왔습니다. 학교를 졸업하고 나니 친구들과 PC방에서 게임을 하거나 어울려 술을 마시는 것 외에는 딱히 할 일도 없었습니다. 그렇게 1년을 지내고 나니 점점 모든게 재미가 없어졌습니다.
재미난 게 없을까 찾았더니 친구 녀석이 하루는 아는 오토바이 센터에서 빌려왔다며 오토바이를 끌고 나타났습니다. 타보니 재미있긴 했지만 아무런 기초도 없이 불안하게 타던 저랑 친구들은 결국 그 오토바이를 넘어트렸습니다. 한번도 아니고 양쪽으로 5번이나....
다행이 센터 주인아저씨가 맘이 좋아서 크게 혼나지 않고 수리비를 저렴하게 받기로 해주셨습니다. 그날 돌아가며 탔던 친구들끼리 수리비는 나눠서 갚기로 했고, 그날 이후 대부분 아르바이트를 하거나 부모님을 졸라 용돈을 모아와서 수리비를 채워나갔습니다.
돈도 어느 정도 갚았겠다, 할일도 없이 심심하던 차에 그 센터에 들렸더니 사장님이 우리가 넘어트린 오토바이를 수리하고 있었습니다. 근데~ 요거 은근히 재미있어 보였습니다.
옆에서 쭈그리고 앉아 유심히 들여다 보고 있었더니 대뜸 드라이버 한 개를 손에 쥐어주시면서 부서진 카울을 벗겨내라는 것이었습니다. 황당했지만 재밌을 것 같아 한 개씩 풀기 시작했습니다.
그날 결국 밤 늦게까지 사장님이 시키는 대로 이것 저것 띄어내고 붙이고, 돌리고 맞추고를 계속했습니다.
지금도 기억합니다. 그날 열심히 풀렀다 조립한 오토바이는 코멧250R이었습니다. 신기한 건 그날 했던 작업이 계속 생각날 정도로 재미있었다는 겁니다. 또 뜯어보고 싶어지고, 이것저것 궁금해졌습니다. 그날부터 이것저것 잡지나 인터넷등을 뒤져가면서 코멧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오토바이 정비에 대해서도 알아봤습니다. 이상하게 자동차학과는 있어도 오토바이 학과는 없네요? 정비란 걸 제대로 배울 수 있는 학원도 없다고 했습니다. 예전엔 S&T모터스에서 정비교육을 했었다는 데 지금은 안 한답니다. (다시 열어주실 생각 없나요? 진짜 잘할 자신 있는데…..)
이리저리 궁금해하고 관심을 가졌더니 엄마가 얘기 좀 하자고하셨습니다. 그간 있었던 일을 말씀드리고 요즘 오토바이 수리가 재밌는 것 같다고 했더니, 고3때 담임선생님이 진학상담 때 제가 공과 대학 쪽으로 소질이 있어 보이는데 성적이 안 되서 안타깝다며, 전문대 자동차 학과 같은 쪽으로 보내보면 어떻겠냐고 말씀하셨답니다. 전문대도 좋고 정비 학교도 좋으니 부모님은 제가 무언가 관심을 가지고 진로를 진진하게 고민해보기를 원하셨습니다.
아직은 고민 중입니다. 하지만 늦어도 내년에는 무언가 준비를 해보려고 합니다.
저에게 즐거움을 선사해준, 그래서 진로라는 것도 고민해 보도록 계기를 준 코멧에게 고맙네요
앞으로 어떻게 배워야 할지는 모르겠지만, 언젠가 코멧을 제손으로 직접 수리하고 조립해보고 싶어졌습니다. 언젠가는 할 수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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