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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wners Story 4기 당선작 [신경철]

  • 작성일. 2013-09-24
  • 조회. 12,029

나의 매뉴얼 입문기

처음 바이크를 접하고 스쿠터만 타고 다니다가 사고 후 애마를 정리한 뒤 후속 모델을 찾던 중 첫 매뉴얼 바이크(트로이)를 후배 동생에게 분양 받았다.

인수 받던 날 간단한 조작법을 교육 받은 후 첫날부터 서울에서 평택까지 초보의 무모하고 용감한 도전이 시작되었다. 물론, 험난한 여정 따위 예상 못했다. 아무것도 몰랐으니 두려울 게 없었다. 신호에 서서 시동 꺼먹기는 다반사였고 기어 변속은 서툴고… 70km거리가 그렇게 멀었는지 이전엔 몰랐다.

메뉴얼의 첫 조작은 서툴고 힘들었지만 달리는 느낌은 시원하며 긴장의 연속이었다. 서울을 지나 수원의 복잡한 도시를 어렵사리 빠져 나와서 오산을 접어들 때 쯤 어느 정도 익숙한 조작을 하게 되었다. 스파르타식 교육을 받고 있는 듯 목숨을 담보로 (지금 하라면 못할 것 같은) 스릴을 느끼면서 조금씩 메뉴얼의 맛을 느낄 수 있었다. 회사일 끝나고 야식을 사러 돌아다니면서, 가까운 근거리를 자주 왕복하면서 조금씩 메뉴얼의 맛을 알아갔고, 서울과 평택을 야간에 달리는 맛은 지금 생각해도 좋은 추억이었다. 매뉴얼 생 초보자인 나에게 달리는 재미를 가르쳐 주는 트로이는 그런 녀석이었다.

 

3개월이 지났을 무렵 어느 정도 메뉴얼에 익숙해질 때쯤 트로이카페회원들과 단체 투어를 가게 되었다. 평택에서 금요일 퇴근 후 서울모임장소에 도착했다. 간단한 인사와 커피 한잔을 하고 강촌으로 라이딩을 시작했다. 워커힐을 지나 덕소를 거쳐 양평 만남의 광장에서 휴식 후 한강 물줄기를 따라 시원한 바람을 맞으면서 달렸다. 서로를 배려하고 돌보며 함께 강촌까지 사고 없이 안전하게 도착했다. 맛있는 저녁을 먹은 후 숙소에서 서로의 라이딩 경험담과 정보를 교류 하면서 술 한잔과 함께 친목을 다지는 시간을 가졌다.

 

다음날 아침 간단한 아침 식사 후 라이딩 하기 좋은 코스를 잡고 다시 풍경을 즐기면서 서울로 출발했다. 가는 길에 잠시 유명산을 들러서 커브 길 주행도 해볼 기회가 생겼다. 커브를 돌아 나가면서 뒷바퀴가 밀려 식겁 했지만, 무사히 철원 지역까지 도착했다. 중간에 불미스러운 사고가 있어 잠시 지체되기는 했지만, 근처 병원에서 응급 처치 후 상황을 정리하고 다시 서울로 복귀했다.

 

도착시간 오후 7저녁을 먹고 나니 야간 근무 출근시간이다. 다시 트로이에 시동을 걸었다. 또다시 야간 라이딩이다. 평택에 무사히 도착해서 금요일 오후부터 달린 거리를 생각해봤다. 따져보니 12일간 200km가 넘는 거리를 달렸다. 재미에 푹 빠져 미쳐 거리는 부담될 겨를이 없었다. 매뉴얼 바이크로 첫 투어였으니 기억에 오래 남는 즐거운 경험일수밖에~! 그 즐거움을 알게 해 준 트로이에 새삼 고마웠다. 지금은 비록 스쿠터를 타고 있지만, 언젠가 다시 매뉴얼 바이크와 인연이 된다면 다시 야간투어를 나서고 싶다. 트로이도 다시 타보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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