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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보트 아빠
아카시아
향이다.
계절의
여왕이 왔나 보다.
지나가겠지.
매미가
울어대겠지.
이
또한 지나가리라.
겨울이
제격이다.
마주칠
사람 적어서 제격이고
어둠속에서
꿈꾸는 세상이 아름다워 제격이다.
“아빠~~!!!”
“거기서 뭐해”. “엄마가 밥 먹으래”
이
녀석의 도끼눈을 마주하는 순간…
다시
일상이다.
백수아빠
아내는
싫어하는 말이지만 현실로 받아들이기로 맘 먹은 지도 몇 해가 지난다.
시작은
좋았다.
부부간의
문제도 아이들과의 관계도……
실직을
하면서 모든 관계에 문제가 생겼으며
구직에
실패하면서 더욱 깊어진 골은 좀처럼 바닥이 없다.
점심은
사치다.
길을
나선다.
지나는
길은 차가 주인이다.
차
사이를 비집고 다니는
오토바이……
오토바이……
나를
닮았다.
오토바이……
순간이다.
모든
차들은 멈추었고 오토바이만 질주한다.
나의
꿈을 닮았다.
빈
주머니에서 좀처럼 나올 줄 모르던 손을 빼어 바삐 휴대폰을 검색했다.
오토바이
센터를 찾는다.
이건
울림이고 이끌림이다.
동네에
오토바이 가게가 이렇게 많은 줄 처음 알았다.
“뭐 보시게”
“원하시는 기종이라도 있으신가?”
대학시절
신문가판대에서 보았던 “엑시브”가 생각났다.
센터
주인장은 혼잣말처럼 답했던 말에 또렷하게 답한다.
“엑시브는 단종되었고 신모델로 바뀌어 올 여름에나 다시 나온다나. 어쨌다나.”
“S&T제품을 찾는다면 코멧 시리즈나 미라쥬 시리즈가 좋지”
“그래 오토바이로는 뭐 하시게”
“타면서 돈 버는 거라도 있으면……” 모기 소리다.
“탈 줄만 알면 퀵서비스도 괜찮은 직업이지. 하기 나름이거덩”
잠시
전 보았던 모습이 스친다.
자동차
사이를 멋지게 활보하던 당당한 모습.
내가
꿈꾸던 세상에 우뚝 서는 모습.
아내와
상의 없이 계약을 한다.
“미라쥬250” 센터 주인장이 말하는 퀵서비스의 최강자!!
동네
퀵서비스 사무실에 등록을 하고서야
내가
무슨 짓을 한 건지. 아내의 잔소리를 걱정한다.
“로보트다.”
“아빠~!, 로보트 같아. 멋져~”
실로
오랜만에 녀석의 토끼 같은 눈을 마주한다.
아내와의
다툼도 헬멧에 각종 보호대를 모두 착용한 로보트 같은 강인한(?) 모습 뒤로 자취를 감추었다.
“돈도 좋지만 사고 조심해”
아내가
나를 걱정한다. 돈을 걱정할 지도 모르겠지만……
헬멧
속 세상은 다르다.
듣기
싫은 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오직
심장의 고동소리를 닮은 엔진소리만이 존재한다.
“퀵서비스요~!”
헬멧
너머 신선한 공기는 청량음료다.
오늘
저녁 퇴근길에는 계란빵 한 봉지를 사가련다.
2,000원이면 20킬로는 족히 갈 연료비가 되겠지만
아이가
그렇게 좋아했던 계란빵에 비하겠는가……
몇
해 만에 해보는 즐거운 상상인가.
오늘도
달린다.
헬멧
속 미소는 이 세상 누구도 보지 못하겠지만
나는
안다.
늘어가는
웃음을……
그리고
이렇게 멋지고 폼 나는 오토바이를 만든
그
누군가에게 감사한다.
난
로보트다.
로보트
아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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