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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크는 사랑을
싣고
125cc 스쿠터를
타고 가지 못할 곳이 없어 이곳 저곳을 누비며 다니는 나는 여성라이더다. 항상 다른 사람들로부터 주목을
받았었지만, 정작 매뉴얼 바이크를 타보고 싶은 로망은 계속 남아 있었다. 그러던 어느날 지인의 소개로 나의 욕구불만을 해소하기에 충분한 바이크를 발견했다. 바로 코멧250(네이키드타입). 그렇게
매뉴얼 바이크와의 첫 인연이 시작되었다.
처음 얼마간은 적응하는데 애를 먹었었다. 작고 가벼운
스쿠터에만 익숙해 있다가 갑자기 높아진 시트고는 까치발로 겨우 지탱했고, 제자리에서 움직이기엔 너무
무겁게만 느껴졌다. 하지만 코멧은 주행하면 할수록 점점 더 매력 있는 아이였다. 부드러운 주행성능, 여유로운 출력,
멋스런 디자인은 처음 만났던 어색함에서 오래된 친구처럼 편안하게 느껴지기 시작 했다.
어느 정도 코멧에 익숙해져 갈 무렵, 나는 친구와의
약속 장소로 가기 위해 한양대 근처를 달리고 있었다. 시내 한복판 도로가 굽이치는 강줄기마냥 우측으로
깊게 꺾이는 구간이 있다. 마치 레이서들이 코너를 돌 때처럼 한껏 긴장하고 커브 길을 빠져나가는 중이었는데
어랏? 중앙선 가까이 내 앞에 멘홀 뚜껑이다~! 스쿠터라면
차체를 가볍게 움직여 피했겠지만, 이제 겨우 몸에 익은 육중한 이 녀석으로는 무리였다. 급히 차선 안쪽으로 이동했다. “어?어어~~!!!! 퉁~!” 미쳐
보지 못한 내 우측에는 다른 미들급 네이키드 바이크가 나와 같은 상황으로 안쪽으로 차선을 이동 중이었다. 다행이
서로 어깨를 부딪히듯 큰 충격 없이 빠져 나와서 넘어지진 않았지만, 놀란 가슴이 두근반, 세근반 요동쳤다.
겨우 신호대기에
서려는데 나랑 부딪힌 운전자가 급한 손짓으로 길가 옆에 세우란다.
‘어쩌지? 내가 잘못한 건가? 난 제대로 차선변경을 했는데… 사고처리가 필요한 건가? 여자라고 운전 못한다고 무시하거나 막대하면 뭐라 그러지?’ 이런저런
생각들로 가슴이 더 크게 뛰었다. 코멧을 세우고 나니 그가 다가왔다.
“괜찮으세요? 어디 다친 데는 없어요?”
그제야
정신이 들었다. 놀란 탓에 충격이 얼마나 컸는지도 잘 몰랐던 날 오히려 걱정되어 불러 세운 것이었다.
“충격이 상당했는데, 병원 안 가보셔도 되요? 어디까지 가세요? 계속 운전하실 수 있겠어요?”
하하….하하하…..^^:;;; 갑자기 긴장이 풀렸다. “네…네~ 괜찮아요~” 연신 괜찮다고 했지만, 그는 끝까지 목적지를 확인했고, 병원을 안 가겠다면, 목적지까지 바래다 주겠다고 했다. 차라리 아픈데 있으면 연락하라고 전화번호를 알려주지… 이제와 드는
아쉬움이다. ㅋㅋㅋ 그는 목적지까지 내가 잘 운행하는 모습을 보며 에스코트 해주고 조심하시라며 유유히
멀어졌다.
지금도
그 사람이 어디서 무엇을 하며 사는지 궁금하다. 그 이후로 한번도 마주치지 못했던 매너 좋은 라이더~ 지금도 바이크를 타고 있으려나~?
만약 전화번호를
주고 받았더라면… 코멧을 통해
새로운 인연이 만들어 지지는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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